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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코믹스를 뒤섞은 '토르: 라그나로크'

by 김도핑 posted Dec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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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토르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객 동원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토르: 라그나로크>!

익숙한 얼굴들에 새로운 인물, 새로운 무대가 더해진, 마치 마블 스튜디오에서 이번에야말로 토르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듯이 많은 것을 쏟아 부은 듯한 구성입니다.

그런 만큼 이 영화는 그냥 봐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알고 보면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곳곳에 숨은 내용들을 풀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스포일러 경고!!!

...지금부터의 글은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3개의 스토리가 녹아있는 라그나로크

123.PNG

 

 

 

<토르: 라그나로크>는 사실상 3개의 코믹스 스토리를 하나로 조합한 것입니다.

토르 시리즈에서 아스가르드의 멸망을 다룬 <마이티 토르: 라그나로크>와 헐크가 사카아르 행성으로 추방되어 검투사로 활약하는 <플래닛 헐크>, 그리고 그랜드마스터가 등장하는 <컨테스트 오브 챔피언스>입니다.

<컨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는 그랜드마스터와 데스가 내기를 걸고, 지구의 슈퍼 히어로들을 납치해서 서로 대결시키는 내용입니다. 전사들끼리 대결을 벌인다는 점에서 <플래닛 헐크>와 <컨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를 한데 섞은 것은 꽤 기발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무거운 내용인 <라그나로크>와 <플래닛 헐크>에 <컨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를 섞어서 무게감을 줄인 셈이 되었죠.

그 바람에 정작 라그나로크 부분 역시 많이 가벼워지긴 했습니다만.

 

 

 

 

 

 

사카아르 행성에서 헐크를 따라 지구로 내려와 함께 싸웠던 동료인 코르그와 미엑도 영화에 등장합니다만, 전사로서의 카리스마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코믹한 캐릭터로 그려졌습니다. 코르그 역할은 감독인 타이카 와이티티가 직접 모션캡처로 열연했습니다.

 

 

 

 

 

형제의 변화

 

 

 

 

사실상 이 영화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토르와 로키의 캐릭터입니다.

<토르: 천둥의 신>에서 싸움만 할 줄 알았지 세상물정 모르는 왕자님으로 등장했던 근육덩어리 토르는 동생인 로키에게 거의 일방적으로 당하는 쪽이었습니다.

<토르: 다크월드>에서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로키의 슬픔을 꿰뚫어보기도 하고, 작전을 세워 둘이 협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로키는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해주는 토르를 이용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지구에서의 어벤져스 활동을 통해서 변한 것인지 몰라도, 이번에는 토르도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일단 지구의 문화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고(하긴 몇 년이나 있었으니 그럴 법도 하죠), 로키의 수를 쉽게 간파해버립니다. 자신과 로키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놓아버리기까지 하죠. 

 

 

 

 

 

 

토르의 변화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로키의 변화였습니다. 로키는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헬라, 발키리에게 차례차례 당하기나 하고, 크게 나쁜 짓을 벌이는 모습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한 면이 있음을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이건 내가 아는 토르와 로키가 아니야! 하고 캐해석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캐릭터가 몇 년이나 발전이 없는 모습을 보는 것도 관객 입장에선 그저 똑같은 내용의 반복으로만 여겨질 뿐이라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죠.

따라서 이런 캐릭터의 변화가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헬라는 사실 로키의 딸?

 

 

 

 

영화에서는 헬라가 오딘의 장녀이자 토르와 로키의 누나로 설정되었지만, 코믹스에서는 전혀 다릅니다. 코믹스에서의 아스가르드는 북유럽 신화를 상당수 그대로 가져온 부분이 많으므로, 신화와 마찬가지로 로키의 딸로 등장하죠. 하지만 이것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정도이지 명확히 밝히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딘과 함께 다른 왕국들을 정복한 뒤에 쫓겨났다는 영화상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영화상의 내용일 뿐입니다. 막장드라마 같은 전개이긴 하지만, 이쪽이 더 영화에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복수심에 불타지만 복수할 대상은 이미 죽어버려서 그저 다른 세상들을 정복하려고 하는 헬라는 그저 화가 나있는 캐릭터로 그려지는 면도 있지만,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가 그 모든 단점들을 장점으로 승화시켜주고 있습니다. 정말 등장만으로도 그저 멋지고 모든 동작 하나하나가 우아할 뿐입니다.

그건 그렇고 오딘은 자신의 가정도 제대로 못 지키는 양반이 9개 왕국을 어떻게 지킨다는 것인지 쯧쯧. 

 

 

 

 

묠니르는 돌아올까?

 

 

 

 

헬라의 등장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장면은 한 손으로 토르의 묠니르를 파괴해버리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만큼 헬라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지만, 오딘의 궁전에서 숨겨져 있던 천장 벽화를 보면 묠니르는 원래 헬라의 것이었음을 알 수가 있죠.

사실 영화의 첫 트레일러에서는 헬라가 미국 맨해튼에서 묠니를 파괴하는 것으로 나왔었는데, 후반작업에서 노르웨이로 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토르가 아무런 도움을 구할 수 없는 낯선 장소에서 묠니르를 잃는 것이 더욱 두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 감독의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아무튼, 토르는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묠니르를 잃고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게 되는데, 다음 영화에서도 계속 그 설정을 이어갈까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감독인 루소 형제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 답이 나와 있습니다. 

 

 

 

 

 

 

동생 쪽 루소가 온전해 보이는 묠니르를 들고 있는 사진이 올라 왔었습니다. 특별히 팬들을 놀리기 위한 장난이 아니라면, 토르는 다시 묠니르와 재회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믹스에서도 묠니르는 실버 서퍼나 디스트로이어 등에 의해 몇 차례 파괴되었던 적이 있으므로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죠.

더구나 “묘묘”야말로 토르의 상징 아니겠습니까? 없으니까 매우 허전하더라구요.

 

 

 

 

새로운 매력의 캐릭터들

 

 

 

 

제인 포스터와 “묘묘”를 탄생시킨 신 스틸러인 달시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습니다만, 그 대신에 매력적인 다수의 캐릭터들이 이번 영화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닥터 스트레인지>의 쿠키 영상을 통해 이미 보았듯이, 닥터 스트레인지가 출현하여 토르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면서 특유의 코믹한 성격을 보여주었습니다.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확실히 제몫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주 반가웠어요.

 

 

 

 

 

 

파괴왕 헐크는 여기에서 뜻밖에 귀여움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지금까지의 헐크 중에서 가장 진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감정 묘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인 토르의 비중을 해치지 않았죠.

그리고 헬라와 더불어 상당히 인상적인 역할이었던 발키리가 있습니다. 엘리트 전사 출신이지만 고통스런 과거를 잊고자 노력하는 발키리는 스커지와 함께 극중에서 캐릭터의 변화가 가장 심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랜드마스터 역시 매우 인상적인 캐릭터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했던 우주의 수집가인 콜렉터의 형이기도 하죠. 사카아르 행성을 지배하며 여흥으로 격투대회를 주최하는 그랜드마스터는 권력은 있지만 철은 없는 코믹한 철부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악역임에도 밉지 않은 매력이 있네요.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불의 몬스터인 수르트는 이터널 플레임(영원한 불꽃)이 있는 지역인 무스펠헤임을 다스리는 지배자입니다. 이터널 플레임은 영화에서 헬라가 죽은 병사들을 되살리는데 사용한 그것입니다.

수르트는 천 개의 태양에 맞먹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불꽃을 움직이도록 조종할 수도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싸움실력도 굉장하죠. 수르트는 파이어 데몬들을 이끌며 오랜 세월을 오딘과 토르에 맞서왔는데, 오딘과는 맞먹고 토르는 능가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극심한 추위와 마법에 약하다는 약점이 있네요. 

 

 

 

 

 

 

까메오도 빼놓을 수 없죠. 늘 그렇듯이 언제 어디서 어떤 역할로 튀어나올까 기대되는 스탠 리가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등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의외의 인물들이 까메오로 깜짝 출연을 했죠. 루머로만 나왔던 맷 데이먼과 프로레슬러로 유명한 존 시나, 크리스 헴스워스의 형인 루크 헴스워스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어디서 어떤 역할로 등장했는지는 여러분께서 직접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어벤져스 3과의 연관

 

 

 

 

쿠키 영상은 2개가 있죠.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다음 어벤져스 영화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되고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인 케빈 파이기가 이 영화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로 바로 이어진다고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죠.

본편의 내용 중에 로키가 오딘의 보물창고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보관되어 있는 태서랙트(코스믹 큐브 또는 스페이스 스톤이라고도 불리고 있죠)에 눈독을 들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쿠키 영상에서 거대한 우주선이 등장합니다. 이에 대해 감독은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만 다들그것은 타노스의 우주선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죠.

그래서 아마도, 로키는 태서랙트를 몰래 가져왔을 것이고ㅡ 그것이 필요한 타노스의 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방식이 태서랙트를 추적해 온 타노스가 강탈을 하는 것일지, 아니면 로키가 제 손으로 순순히 바치는 형태가 될 것일지는 모르지만요. 

 

 

 

 

 

 

우리는 이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유출된 트레일러를 통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이 우주에서 토르를 구조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태서랙트를 두고 타노스와 싸움을 벌인 토르가 의식을 잃은 채 우주에 떠다니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해봄직 합니다.

과연 이 모든 게 예상대로 흘러갈지는 영화가 개봉되는 내년까지 기다려봐야 알겠지만요.

어느새 MCU의 진행이 여기까지 왔나 싶은 게 시간이 참 빠른 것 같기도 하면서도, 어벤져스를 생각하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도 동시에 드네요.

  

 

 

 
글: 김닛코 (코믹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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